657~660일, 어른이가 되다
출장을 가게 되어 며칠간 엄마집에 롤로를 맡겨놨다.
이곳에서 롤로는 나와 있을 때보다 산책을 더 자주 가게 되었고, 근처 풀밭이 더 많아 매일 뒹굴거리며 놀았다.
롤로가 심심해지면 주위 사람들에게 턱을 주었고 간식이 저절로 나왔다.
한마디로 롤로는 며칠간 천국을 경험하게 된다.
행복한 시간이 끝나고, 출장에서 다녀와 다시 우리집으로 복귀하게 된 롤로.
며칠간 잘 먹었는지 덩치가 조금 커진 느낌이다.
이상하게 얼굴살은 쪽 빠진 느낌이었다.
롤로의 생애는 천국을 경험하기 전과 후로 나뉜다.
천국을 맛봤던 롤로는 성인군자가 된 듯, 밥을 주면 무시하는 상태로 변해있었다.
아침을 먹을 시간이 한참 지나고 저녁이 되어서야 냠냠 간신히 드심.
사람이 밥을 먹으면 항상 근처에 와서 '여~ 좋은 냄새 나는데?'라며 쉴 새 없이 킁킁거리던놈이
이제는 저 멀리 떨어져 앉아서 보는둥 마는 둥이다.
대신 몸을 많이 긁기 시작했는데,
이를 수상히 여겨 귀와 배쪽을 수색하고 나니 작은 진드기가 몇 마리 발견되었다.
확실히 풀 밭에서 신나게 많이 놀았음을 깨닫고 진드기를 보이는대로 뽑아주었다.
외부/내부 구충을 할 시기가 왔기에 약도 먹고 몸에 진드기약도 발랐다.
다음 날 강아지 놀이터에 간 롤로는 예전과 달라져있었다.
예전에는 무턱대고 '여~~~~ 나랑 놀자고~'라며 무작정 들이대다가 어른 강아지들에게 혼도 많이 났는데
이제는 나와 같이 그늘에 앉아서 다른 강아지가 노는걸 구경한다 (ㅋㅋㅋㅋㅋ)
그리고 덩치가 큰 강아지들에게 무서움이라는게 생겼는지 댕스러운 리트리버가 머리를 상투돌리듯 흔들며 '놀자놀자놀자놀자' 몸을 파닥거이며 달려오면
롤로는 꼬리를 내리고 '여,, 진정해,,'라며 다른 곳으로 도망간다. (롤로... 너 원래 안그랬잖아... 덩치가 큰 애들이랑도 잘 놀았잖아 ㅠ)
부쩍 어른이 되어버린 롤로.
집에서 부르면 '뭔데? 뭔데?'라며 쫄쫄 걸어오던 놈이 이제는 얼굴만 간신히 들어서 소리가 나는 쪽을 보고만 있다.
어른이 되면 귀찮아지는게 많아지는 것 처럼, 롤로도 이젠 귀찮은게 많아진 느낌이다 ㅠ
집에서 가만히 있을 때도 이젠 장난감가지고 안오고
잘때도 떨어져서 잔다 ㅠㅠㅠ 편하지만 새삼 서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