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롤로의 일기

1005일, 강아지의 공간 법칙

by 롤로형아 2021. 8. 31.

내가 외출하면 롤로가 식탁에 올라가는 것을 롤로가 어린아이 같다고만 생각을 했었다.

보호자가 싫어하는 행동을 하지 않고 있다가, 그 보호자가 사라지면 감시가 같이 없어지기 때문에 몰래 벌이는 일이라고 생각을 했다.

 

최근에 생각의 전환을 맞이한 계기가 있다.

롤로랑 같이 친구의 집에서 자는데, 롤로가 문 밖에서 낑낑거렸다.

롤로가 조금씩 크고 난 후에는 같이 자지 않았지만 이번에는 낯선 곳이니 예외적으로 함께 있는 것을 허용했다.

 

롤로에게는 어렸을 때의 추억이 생각났던 것일까,

무리지어 행동하는 것이 좋았던 것일까,

집에 돌아오고

하룻밤이 지나서

다음날 눈을 떠보니 롤로가 내 발 밑에 있었다.ㅋㅋㅋ

 

이제는 다시 같이 자도 된다고 생각을 한 것 같다.

 

나는 여태 롤로에게 '여기는 들어오면 안되는 공간이야!'라고 가르친줄 알았는데,

롤로는 '사람과 강아지는 잠을 따로 자야해!'라고 알아들은 것 같다는 생각이 스쳐 지나갔다.

 

내가 외출했을 때 롤로가 식탁 위에 올라갔던 것도 이해가 되었다.

 

식탁은 롤로에게 있어 금기의 대상이 아니었다.

내가 싫어하는 행동인지가 중요한 것이었다.

 

내가 집에 없을 때는, 그 행동을 싫어하는 사람이 없어졌기에 자연스럽게 그 공간의 주인이 자기가 된 것이었다.

하지만 내가 돌아오면 자신의 행동에 영향을 받는 생명체가 생기기 때문에 내가 싫어하는 행동은 하지 않게 된 것이었다.

 

롤로는 마음이 참 따뜻하구나라고 깨달음과 동시에,

강아지 세계는 사람과 약간 다르게 법칙이 적용된다는 것을 알았던 날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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