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롤로는 부쩍 사람 말을 잘 알아듣게 되었다.
초인종이 없는 집에 살았을 떼는, 롤로가 조용히 으르렁 거리는 것을 손님이나 택배가 온 시그널로 알아들었는데, 꽤 유용해서 항상 롤로에게 고마운 느낌이었다.
이웃집이 많아진 아파트로 이사를 오고 난 후에도 롤로는 새 방문자가 있을 때마다 으르렁거리며 우리에게 알려줬는데, 고마워 하는 것이 커지자 롤로도 왕왕 짖으며 더 표현을 크게하기 시작했다.
짖는 것이 이웃에게 방해가 될 까봐 싫어하니, 롤로는 누가 와도 신경도 안쓰기 시작했다.
예전에 낮게 으르렁거리던 것도 아예 안했으며, 누가 왔다 갔는지 표도 안낼만큼 조용히 있었다.
하지만 배달 음식이 올 떼는 언제 왔다가셨는지 모를 때가 많아서 불편함을 느끼기도 했다.
배달 기사님에게 초인종을 누르지 말라고 (나도 초인종 소리를 별로 안 좋아한다. 너무 자극적이야 ㅠㅠ) 부탁 메세지를 적어놨는데, 그런 만큼 언제 배달이 왔다갔는지 모르는 단점도 있었다.
오늘도 여김없이 배달음식을 시켰다.
이번에는 롤로에게 '배달 오면 알려줘~ 조용히 알려줘야해~'라고 부탁했다.
롤로는 우리 집 앞에 배달 오기도 전에, 오토바이가 집 앞에 도착하자마자 낮고 작은 소리로 '웡' 한 번 소리를 내줬다.
할 일을 부탁하니 정말 적극적으로 도와주는 롤로가 참 예쁘고 고마웠다. 부탁하는 것을 알아들으니 신기했다.
최근에는 롤로가 나를 뚫어져라 쳐다 보는 일이 많아졌는데, 무슨 말을 하고 싶은지 모르겠다. 하지만 계속 보는 것이 예전과 다른 느낌이다.
롤로가 예쁜 만큼, 롤로 물통에 물이 떨어지지 않게 조심하게 되었다. 물통에 물이 없으면 롤로는 그냥 물을 안마시는 편인 것을 알아서 (엄청 목마르면 물통을 햝으며 소리를 내서 물이 없음을 알리기도 한다.) 나도 더 배려를 해줘야 겠다는 마음이다.
오늘은 오랜만에 강아지 놀이터에 갔는데, 한 곳에서는 진도 믹스는 받지 않는다고 해서 슬펐다. 다른 곳에서는 롤로를 받아주지만, 놀이터에 롤로와 놀만한 강아지가 없어서 그냥 집으로 돌아왔다. 서울을 벗어나니 롤로가 다른 강아지와 어울려 놀 수 있는 공간이 아주 한정적으로 변해서 미안한 마음이다. 다른 강아지와 못 논지 1년이 넘었는데도 (줄이 풀려서 마음껏 뛰어 놀 수 있는 곳에서 롤로만한 강아지를 마주치지 못한지 벌써 1년째다. 보통 강아지놀이터에 가면 다른 강아지가 없어서 우리끼리 공던지기나 하고 왔다.) 아무 문제행동도 안일으키고, 오히려 우리와 관계가 좋은 강아지로 거듭나는게 참 대견하고 고마울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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