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롤로의 일기

4년 5개월 산 아기 돌보미

by 롤로형아 2023. 5. 16.

4년 5개월차를 지나고 있는 듬직한 롤로. 이제는 거의 사람이다. 확실한건 지금 아가보다 더 똑똑하고 어른스럽다는 것이다.

아기는 롤로를 참 좋아한다. 롤로만 보면 방긋방긋 웃는다. 평소에는 아기가 롤로를 거칠게 다루기 때문에 (아기가 상식이 없으니 당연.. 내 얼굴도 다 햘퀴어놓아서 상처도 난다) 롤로는 아기가 자기를 만지지 못하는 거리에서 함께 있는 것을 좋아한다. 그렇다고 아기를 보며 있는 것도 아니다. 꼭 아기를 등지고 누워서 현관쪽을 보며 쉰다.

롤로는 아기에게 무심한 듯 하지만, 아기가 다른 곳으로 (예를 들어 시어머니집->바로 밑층에 있는 우리집. 롤로가 코 하기에는 시어머니집이 훨씬 편할텐데도 밤이되면 아기랑 같이 있기 위해 기여이 따라옴.)가면 꼭 졸졸 따라온다. 아기를 지켜주려고 하나봉가.

얼마 전에는 아기랑 있는데, 아기가 자꾸 떼를 썼다. 일어나고 싶어 하다가도 또 눕고 싶다고 징징거리는게, 뭔가 몸이 크면서 아파서 그런가라는 생각밖에 들지 않았다.

한 밤중이라 롤로는 다른 곳에서 자고 있었는데, 내가 롤로에게 헬프를 쳤다. 아기가 롤로를 보면 떼쓰는걸 멈출까싶어서..

롤로야 도와줘~ 하니까 롤로가 꼬리를 흔들며 나타났다. 평소같으면 축 늘어진꼬리로 터벅터벅 걸어올텐데, 이번에는 오랜만에 만난 지인을 보는 것 마냥 꼬리를 흔들흔들~ 반가워~라는 느낌으로 활발하고 적극적으로 우리를 맞이해줬다.

롤로가 자기에게도 관심을 주자 신이 난 아기. 한참을 꺄아아~거리며 행복해했다. 롤로가 정말 나를 도와주려고 했다는 느낌이 들었다. 평소에는 손이 닿는게 싫어서 안전거리를 유지한 채 누워있을 텐데, 이번에는 아기 손을 햝아주기도 했다. (엄청난 팬서비스랄까!) 그리고는 아기 손이 닿을랑말랑하는 곳에서 누워 뒹굴거렸다. (아기가 자꾸 닿을랑말랑하자 나중에는 성질내려고 해서 우리가 조금 뒤로 갔다)

아기가 진정되고 한참이 지났다. 이제는 롤로도 쉬어도 될 것 같아서 '다시 자러가~'라고 했지만 롤로는 한바퀴 돈 채 다시 제자리에 앉았다. 마치 괜찮다며 더 있어주겠다는듯. ㅎㅎ

아기가 롤로에게 다가가서 털을 한웅큼 집자, 바로 일어나서 자리를 떠나버린 롤로 (자기 자는 곳으로 들어갔다). 이건 선 넘는거야!라고 말해주는듯ㅎㅎㅎ

여튼 어른스럽고 고마웠던 롤로다. 진심으로 감동을 받았던 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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